다이빙 로그(경험)가 많다고 다 다이빙을 잘한다?

흔히들 말한다 “로그수가 깡패다.”

이말을 완전 부정하지는 않겠다. 틀린말은 아니지만, 십 몇년 간 내 학생 또는 주변 펀다이빙으로 놀러오는 다이버를 보면 완전히 정답도 아닌것 같다.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스쿠버는 운동신경이 크게 필요 없다.

스쿠버는 여타 운동들보다 크게 운동신경이 뛰어나다고 해서 쉽게 적응하는것도, 그 반대로 운동신경이 없다고해서 접근을 못하는 레져도 아니다.

그렇다. 스쿠버는 스포츠가 아니고 레져라고 정의 하는게 맞다. 장비의 의존도가 굉장히 크다. 스쿠버(SCUBA – Self 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라는 단어 풀이 자체가 ‘수중자가호흡장비’ 를 의미하는 말이다.

초반에는 스쿠버를 잘 배우고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우선 앞의 강사나 옆의 버디를 믿고 긴장하지 않는 사람들이 잘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운동신경보다는, 스쿠버의 로그보다는 어떠한 스포츠나 레져가 그러하듯, 자세가 중요하다. 예를들어, 발차기(피닝)할때 무릎을 심하게 구부린다거나, 수중 저항을 다 맞으며 너무 서서 다닌다거나, 정신이 없어 웨이트를 안차거나 덜차거나 한다거나. 배를 탔는데 출항해버렸는데 장비의 일부(마스크나 컴퓨터 등)를 두고 왔다거나. 이러한 것들이 초반엔 더 중요한 사항인것 같다.

빈말로, “레져는 간지다” 라고들 많이 하는데, 자세가 잘 갖춰진 사람들이 간지가 난다. 비싼 장비를 말하는게 아니고, 자세다. 어느 레져나 스포츠든 괜히 이상적인 자세가 있는것이 아니다. 기억하자. “레져는 자세가 간지다”.

1년 째 헬스를 가서 내 멋대로 꾸준히 하는 것보다는 때로는 1개월 제대로 PT받은 사람이 더 근육을 효율적으로 키우는 것처럼 말이다. 때로는 주변의 잔소리(물론 본인보다 상위레벨 웬만하면 프로 레벨 이상)도 달게 받아 들일 필요가 있다.

불필요한 잔소리가 너무 길어지면 스트레스지만, 문제점을 잘 찾아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T발 너 C야?” 가 스쿠버에서는 초중반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 감정적인 공감보다 문제를 해결해 주는게 안전에 직결이되다 보니까 ㅎ 안전한 다이빙이 즐거운 다이빙의 근간이니-

2. 되려 자주하는(다이빙 텀이 아무리 늦어도 6개월 정도) 사람이 잘 한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하지 않나. 특히나 필리핀에만 다닌 사람들의 문제점이 다른나라에서 다이빙을 하러 가면 발생하는 문제가, 장비 체결이다.

위에 1에서 언급했다 시피 스쿠버는 장비의 의존도가 굉장히 크다. 장비의 체결을 기초 과정에서 몇번이고 반복하며 스스로 체결하고 확인하는 것 까지 배운다. 내가 쓸 장비를 체결할 수 있고 확인 해 보는것은 기본중의 기본이다.

그러나.. 필리핀의 황제 다이빙 시스템(그 곳은 인건비가 저렴해서 또는 관습적으로 현지 다이브마스터나 스탭들이 장비 셋팅들을 다 해준다)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필리핀외의 국가, 태국이나 남미, 호주 등 으로 가게 되면 장비를 잘 셋팅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현지의 마스터나 가이드들은 펀다이버들의 첫 대면에서, 이미 장비의 셋팅 가능 여부에서 이사람의 실력을 판가름 해버린다.

컨텐츠 범람의 시대다. 조금만 검색하면 장비 체결하는 법 등 나오니 해당 국가에 펀다이빙을 가기 전에 한번만 확인 해 보고 가면 도움이 되지 않을 까 싶다.

그리고 요즘엔 다이브컴퓨터나 온라인 로그북의 발달로 로그를 잘 안쓰거나, 혼자서 어플로만 쓰시는 분들이 많다. 다른 내용은 잘 기억이 안나더라도, 내가 몇 미리의 슈트를 입었을 때 어느정도 웨이트를 찼는지 어딘가에 메모를 하거나 기록을 해두면, 참고해 두었다가 바로 적용을 하자.

체크다이빙으로 1탱크를 테스트하기엔 아깝지 않은가. 스쿠버가 저렴한 비용도 아니고.

그리고 필리핀이나 혹은 남(남친[남편] 또는 여친[와이프])이 대신 해줬다 한들 한번 더 체크해보자. 체크도 내가 장비체결을 할 줄 알아야 하는것이니 우선 장비체크 영상을 보고 빠진게 없는지 체크를 반드시 하자. 당연한 말이지만, 내 안전은 내가 챙겨야 하는데 초반부터 너무 의지형으로 배우게 되면 쉽게 간과해 버린다.

1년 이상 다이빙을 쉬었다면 반드시 리뷰부터 받자.

3. 대부분 남자들(특히나 덩치가 큰)에 해당하는, 공기소모가 빠른것의 근본 해결.

혼자 다이빙을 다니면 상관 없지만, 어느정도 로그가 될때 까지는 안전 외에도 여러가지 이유로 최소 2인 이상 또는 그룹으로 다이빙을 하는 것을 권한다. 이때 어느정도 덩치가 있으신 분들이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스트레스가 바로 공기 소모량이다.

스쿠버는 1명이하든 10명이 같이 물에 들어가든 한 명이라도 공기가 50-70bar이하로 남으면, 다른 버디가 150bar가 남든 다 같이 상승해야 한다. 혼성으로 이루어진 다이빙 그룹이면, 같이 놀러온 공기 많이 남은 다이버도 더 즐기지 못해 스트레스, 나땜에 일찍 상승했구나 – 라고 느낀 다이버도 스트레스를 느낀다.

현직에 있는 강사들은 다 안다. 물에 안들어가도 이 사람은 절대적으로 공기를 빨리 소모할 것이라는 것을.

“덩치가 크다 = 공기를 많이 먹는다”

는 불변의 법칙이다. 반대로 전형적인 일본 다이버들을 보면 진짜 체구가 작다. 다들 마라톤 잘뛰게 생겼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배나온 아저씨들 다이빙 팀보다 두 배이상 다이빙시간이 길다. 그리고 첨언하자면, 근육이 너무 많아도 공기소모량이 많다.

“공기소모량 줄이거나 스트레스 덜 받으려면, 사이드마운트나 더블(공기탱크 두개)을 배우세요”라고 말하는 강사랑은 일찍이 손절해라. 영업성이 너무 짙다. 결국에는 사이드마운트나 더블실린더도 같은 장비들을 가진 사람들 끼리 다이빙을 다니게 되있다.

정답은 하나다. 내가 공기소모량이 많다면 평상시에 유산소 운동을 해서 어느정도 체중감량을 하는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장비적으로 조언을 하자면, 추진력이 좋은 오리발을 차는것도 도움이 되긴 한다.

또는 수영을 등록해서 다니면 도움이 된다. 물에 자주 들어가는 것도 MDR(프리다이빙 용어이긴 하나, 포유동물 반사 – 길게 설명하면 복잡하니 몸의 MODE가 돌고래나 하마 처럼 물속 포유동물처럼 물에 친화적으로 진화하는 현상 중 하나)을 자주 유발하게 되니 도움이 될 것이다.

물리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그룹보다 전체적으로 좀 낮은 수심에서 다이빙을 하면 공기를 덜 쓸 수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우회방법이므로, 가장 근본적으로는 지속적인 자기 관리이다. 덤으로 쫄쫄이 슈트를 입어도 핏도 나오고 소위 말하는 간지(자세)가 난다.

이상 다이빙 로그수도 물론 로그수지만, 처음에는 다이빙에 임하는 자세 (물리적 자세 포함)가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레져가 비슷하리라 본다. 세 살 버릇이 여든간다고, 비용이 저렴하다고 또는 인솔비나 투어비가 아까워서 처음부터 너무 독고다이 다이버 또는 초보자들이랑만 다니거나 하는 행위는 잘 못된 다이버의 습관이나 자세 나아가 추후 진정한 중급, 상급 다이버까지 올라가기에 더 지체되는 경우를 그간 많이 봐 왔다.

리조트를 운영하는 극 T발 C의 강사 입장으로서 이해하기 쉽게 말씀드리자면,

“다이빙 몇 번정도 하셨어요” 라고 물었을 때

“로그가 50 정도에요” 인데, 20로그도 안된 실력이다. 그러면 체크 다이빙 후 다음 다이빙은 더 안전한(즉 재미없는) 코스로 짤 수 밖에 없고, 사진도 덜 찍어주고 싶고 하는게 사람 마음이다. 반대로 100이상의 로그 실력을 보여주면, 무리해서라도 더 좋은 포인트 모시고 싶고, 중성부력도 안정적으로 잡으니 사진도 편하게 많이 찍어 드릴 수 있다. 덩달아 나도 웬지 잘하는 다이버와 함께 다이빙을 하니 안정감이 들어 기분이 좋아지고 말이다.

그리고 간혹 로그수를 뻥튀기 하는 다이버들이 있는데(팀으로 올 때 더더욱..) 팀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삼가하도록 하자. 그리고 어차피 리조트 강사들이 보면 바로 뽀록(?)나게 되있다. 그럼 더 잘해주기 싫거든.. 리조트 강사나 마스터들도 물론 서비스비를 받고 제공해 주는 사람들 이지만, 결국 사람이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쁘(멋지)게 다이빙 배워서, 이쁘(멋지)게 하다보면, 어딜가도 이쁜(멋쟁이) 대접 받는다.

다음번엔 그래도 부족한 실력을 조금이라도 커버 해 줄 수 있는 장비(그 중에서도 오리발)에 대해 한번 다뤄 보도록 하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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